한국소식
사랑하는 주님,
때때로 저는 불안과 확신 사이에서 흔들릴 때 가만히 노래 하나를 읊조려 봅니다.
'내가 가는 이 길이 어디로 가는지...' 노래 가사처럼, 지금 걷는 길이 진정 원하는 길인지, 방향은 맞는 것인지 알 수 없어 안개 속을 헤매는 기분이 들곤 합니다. 남들은 저마다의 색깔을 찾아 앞서가는 것만 같은데, 나만 홀로 길을 잃고 멈춰 서 있는 것 같아 당황스럽고 두렵기도 합니다.
이런 저의 모습은 예루살렘의 슬픔을 뒤로하고 터벅터벅 엠마오로 향하던 제자들을 참 많이 닮아 있습니다. 희망을 잃고 땅만 보며 걷던 그들처럼, 저 역시 마음의 눈이 가려져 바로 곁을 지키시는 주님을 알아보지 못한 채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곤 했습니다.
하지만 주님,
제가 가장 외롭고 막막했던 그 순간에도 당신께서는 이미 제 곁에서 나란히 걷고 계셨음을 기억합니다.
당신은 당장 정답을 내놓으라 재촉하지 않으십니다.
그저 “무슨 일로 그렇게 침통해하느냐” 다정하게 물으시며, 저의 마음 속 복잡한 이야기와 응어리진 감정들을 묵묵히 다 들어주십니다.
마음을 온전히 쏟아낼 수 있는 당신이라는 동행이 있기에, 차갑게 식었던 저의 마음도 조금씩 온기를 되찾습니다.
이제는 완벽한 확신이 없어도, ‘모르는 채로도 당신과 함께 걷는 법’을 배우게 하소서. 주님은 목적지를 알려주는 길잡이시며, 길 잃은 저의 발걸음마다 리듬을 맞춰주시는 ‘길’ 그 자체이심을 믿습니다.
비록 땅만 보고 걷는 답답한 시간이 주어질지라도, 이 기도의 시간이 저의 가슴을 다시 뜨겁게 데워주리라 확신합니다.
저는 오늘도 알 수 없는 내일을 향해, 저를 끝까지 들어주시는 당신의 손을 잡고 다시금 조용히 한 걸음을 내딛습니다.
“길에서 우리에게 말씀하실 때나 성경을 풀이해 주실 때 속에서 우리 마음이 타오르지 않았던가!” (루카 24, 32)
아멘.
– 김남희 데레사, 레늄 평신도 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