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의 레지오 수도회


Legionaries of Christ

그리스도의 열정적인 사도가 될 제자들을 교육하고 양성하여,온 세상에 그리스도의 나라를 선포하고 설립하고자 합니다.

서브비주얼

한국소식

제시 [레늄 산책길] 2026년 6월 25일(목) 26-06-25




제가 레늄 크리스티 (그리스도의 레지오 수도회와 연계된 평신도 사도직 단체; 짧게 '레늄'이라고 부릅니다) 에 입회한 지 어느덧 7개월이 되어갑니다.

입회 전, 저는 예수님께 계속 여쭤봤습니다. “당신께서 정말 저를 레늄으로 부르시는 건가요?” 건강이 좋지 않고 사람들을 무서워하는 제가 평신도 사도직 단체인 이곳에서 잘 활동할지 두려웠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하느님께서는 조용히 입회의 문을 열어주셨고, 저는 의문이 완전히 풀리지 않은 상태로 입회하였습니다.

입회 후, 저를 따뜻하게 맞아주신 신부님들과 멤버분들,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맨발 가르멜회의 기도 영성이 어우러진 레늄의 생활은 놀라울 정도로 편안했습니다. 이 편안함이 제 질문에 대한 하느님의 응답처럼 느껴졌지만, 저는 여전히 더 확실한 답을 원했습니다.

그런데 몇 주 전, 당일 미사의 독서와 복음을 묵상하던 중 하느님께서 답을 주셨습니다. 제1독서는 극심한 가뭄 속에서 하느님께서 까마귀를 통해 엘리야에게 음식을 보내 주시어 굶어 죽지 않게 하시는 장면이었고, 복음은 산상설교의 ‘참행복 선언 (Beatitudes)’이었습니다.

제1독서는 하느님께 속한 사람들이 역경에 처했을 때, 하느님께서 그들을 직접 돌보시고 필요한 힘을 주신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그렇기에 하느님의 사람들은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그분의 일을 계속해 나갈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하느님께서 돌보시는 "하느님의 사람들"은 과연 누구일까요?

저는 그 답을 복음에서 찾았습니다. 복음에서 예수님은 마음이 가난한 이, 슬퍼하는 이, 박해받는 이들이 바로 '행복한' 하느님의 사람들이라고 하십니다. 즉, 하느님의 사람들은 강하고 완벽한 존재가 아니라, 시련 속에서 자신의 부족함과 한계를 인정하고 하느님께 온전히 의탁하는 사람들입니다. 우리가 자신의 한계를 절감할 때 비로소 하느님을 갈망하게 되고, 하느님께서는 그 갈망을 통해 우리 삶 안으로 들어오시어 우리를 돌보시는 것이지요.

저 역시 그렇습니다. 오랫동안 병을 앓으며 힘들었고 많은 고통과 한계를 느꼈지만, 이 아픔은 제가 예수님의 십자가 사랑과 고통을 더 깊이 이해하고 그분의 사랑에 온전히 의탁하도록 이끌어 준 은총의 통로이기도 하였습니다. 부족한 저도 하느님의 눈에는 당신의 사람이었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비록 앞으로도 건강상의 문제가 완벽하게 해결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지만, 이제는 단순한 환자가 아닌 하느님의 사람으로서 그분의 손을 잡고 걸어가고자 합니다. 그렇게 걸어갈 때, 제 힘으로는 불가능해 보이는 레늄사도직도 기쁘게 해낼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하느님께서 엘리야를 돌보셨듯 저와 제 사도직 또한 돌보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묵상기도를 마칠 무렵, 마치 예수님께서 저에게 이렇게 말씀해 주시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도미닉, 레늄에 잘 들어왔어. 사도직도 잘해낼 거야. 내가 도와줄게. 그러니까 계속 내 친구로 살아줘.”

소화 데레사 성녀의 말씀처럼 “모든 것은 은총입니다 (Everything is grace)!” 아무리 힘들어도 삶은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특별한 선물입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도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하느님의 손을 놓지 않고, 그분의 사람으로 살아가실 수 있기를 마음 모아 기도드립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너는 내 은총을 넉넉히 받았다. 나의 힘은 약한 데에서 완전히 드러난다."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그리스도의 힘이 나에게 머무를 수 있도록 더없이 기쁘게 나의 약점을 자랑하렵니다" (2 코린토 12,9).

– 조현진 도미닉, 레늄 평신도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