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식
제시
[레늄 산책길] 2025년 11월 6일(목)
25-11-10
「 사과껍질의 항내 」
수십 년 전 어느 날
붉은색이 하도 고와
책상 위에 놓아둔
애잔함마저 느껴지는
홍옥 사과껍질
칼로 곱게 깎이며
몸체에서 떨어져 나오는 아픔 이기고
향내 풍기는 새 생명으로 탄생되었네
풍기는 향내에 취해 시들어가는 사과껍질의 고운 모습 그려놓고 어린아이처럼 중얼거리며
그림 위에 글로 써서 간직한 말
"나도 모든 것을 아낌없이 내어주는 내 삶이 끝나갈 때 이 사과껍질처럼 향내를.. 이 작은 소망 들어주소서"
나이 들어가며 깨달아지는
향내 풍김의 의미와 나의 부족함
엎드려 두 손 모아 자비를 구하게 되네
– 홍경자 베로니카, 레늄 평신도 회원
